저보고 어쩌라구요~

저보고 어쩌라구요.
나의 주 하느님, 살려주세요.
이미 자신을 포기하고 순리대로 순종하기로 결정을 내렸지만, 주님,
제 하소연을 좀 들어 보소서.
16 년전,
사진 봉사자들을 만들고자 4 년의 어렵고 험난한 고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6명의 봉사자들을 탄생시켰습니다.
그 당시 사목회에서는
사진 봉사를 여자들이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에서도 인정 받는 작가들을 만들어 냈던 것입니다.
앞을 내다 보지 못한 저는 그 팀들이 오래갈 줄 알고
신바람이 나서 물불 가리지 않고 봉사했습니다.
차츰, 이사를 간 사람, 몸이 아픈사람, 요직의 봉사를 하는 사람,
봉사에도 서열이 있는지
단체도 아닌 사진봉사는 늘 1 순위로 포기하는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약 5 년전 성당 단체 중에 요직을 맡아버린 사람 때문에
거의 도맡다시피 촬영을 했습니다.
'임기 3 년만 내가 고생하면 다시 수월해지겠지.' 생각하며
무던히도 참고 1 년에 40여회의 촬영을 죽어라 찍었습니다.
그랬는데,
그 기간이 끝나고 나니 더 큰 요직에 임하는 바람에
저의 수고는 또 그대로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난 해부터 달랑 3 명만 남았는데,
이제는 더 힘든 길을 가야합니다.
무릎이 시원치 않아 성가대를 오르내리지 못하여
아래 층에서만 촬영을 합니다.
그래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봉사를 포기하고 외면하면서 택하였던 봉사였기 때문입니다.
단체로 인정받지 않았던 것도 저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본당에서 주님께 봉헌할 수 있는 한 귀퉁이만으로도 저는 감사했습니다.
재능을 주님께 봉헌한다는 이 자부심과 뿌듯함은
봉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직을 주님은 나에게 봉헌할 수 있게 해 주셨으니 말입니다.
본당의 그 어떤 봉사든 신부님께서 임명하시면 누구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능력과 열심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또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40 여개의 단체들이 톱니바퀴처럼 도와 잘 굴러 갈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기술 봉사는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정말, 흔쾌히 어느 단체를 막론하고 열심히 찍어주고 본당 기록에 열중했습니다.
새로 영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 봉사자가 3 명이 도입 되었지만,
그들 말고는 이제 달랑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관리장인 회장님은 제외할 수 밖에 없고,
또 한 사람은 또다시 더 큰 중책을 맡는다니
저는 하룻밤을 꼬박 지새웠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도 줄줄~~~ㅎ
일 났습니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세례를 받은지 얼마되지 않은 새 봉사자들을 제가 전례와 촬영 모두를 숙지 시켜야 합니다.
그 옛날에는 60 살 전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을 이 늙은 나이에 또 해야합니다.
작가님들이지만, 전례를 숙지하기엔 많은 시간과 노력과 교육이 필요할 것입니다.
2 년을 잡고 이를 악물고 다시 그들의 지도를 시작하겠습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봉사에도 서열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저 대방동성당에서 만이천 명 신자들 중에서 7 개 단체를 했던 사람입니다.
40 대 초반에 멋도 모르고 그렇게 열심히 뛰는 것이 신심이라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녀들 중에 말 잘듣는 자식을 많이 시키는 것과 같은 것을
저는 그게 순명이며 주님께 대한 열정이라 여기며 열심히 뛰었던 것입니다.
어느날, 그런 봉사가 진정한 봉사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주위에서의 칭찬과 기대, 그리고
나 자신이 정해 놓은 신앙생활의 기준을 위하여 뛰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것 저것 연걸리듯 걸쳐 놓으며 하는 봉사는,
결코 하느님도 원하시지 않으신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함께 하는 봉사, 함께 나누어 하는 봉헌이 진정 하느님께 대한 예물임을 알았습니다.
본당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봉사가 있습니다.
동영상, 반주자, 사진..등 등.
특히 사진은 장비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본당의 벽 색깔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카메라로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하여 찍어야 합니다.
그 이유가 봉사자를 영입하는데 제일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또 하루 아침에 숙련되는 것이 아닌것도 이유 중에 비중을 크게 차지합니다.
이 본당에서 이제껏 제가 헛농사를 지었음을 통탄합니다!
기어다나면서라도 다시 농사를 지으려하오니,
7,000명이 넘는 본당에서
주님,
주님, 제발 세 명만 찾아 주세요.
나의 주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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